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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자행님 신인류 사랑 본문
나는, '듣는 귀는 두 개이고, 말하는 입은 하나이다.' '출력값은 절대 입력값 이상일 수가 없다.'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하고 줍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어렸을 때부터 들으면서 자라온 탓인지,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글쓰기보다는 읽기를 주로 하며 살아왔고, 살아오고 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그것이 옳다고 여겨왔으며,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드러날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충돌을 야기시킨다고 생각한다. 말은 최소로 하려고 하며, 글은 작성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두세번은 생각하고 문장을 작성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2022년, 2023년 동학년 담임으로 같은 학년실에서 지내다, 2025년 같은 부서로 다시 만난 선생님께서 책을 출간하셔서 한 권 선물로 주셨다. 간만의 책 선물에 반가우면서 책을 여러권 출간하신 선생님의 신작이라 공강시간에, 퇴근하고 읽기 시작하여 이틀만에 다 읽었다.
읽다보니, 얼굴이 떠오르는 이름도 보이고, 낯익은 학교명도 보이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일화를 읽으며, 작성한 글을 읽으며 언뜬언뜻 나를 거쳐한 학생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들 잘 살고있겠지..
책을 다 읽고나니,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도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표현하는 것이란, 논리적인 흠결과 오류가 없는 글이 아니라, 내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나의 신념이 되어 온 '출력값은 절대 입력값 이상일 수 없'기에 인풋을 늘려야하겠다. 작년부터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필요성을 느끼며 출판된 정보의 입력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몇몇가지 책들을 읽었고 읽는 중이지만.. 책을 읽어내며 순간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통찰에 1-2분 정도 빠져있다가, 다시 책을 읽거나 해야하는 업무들을 다시금 시작하기 일쑤였다. 생각의 정돈이 잘 되지않는 느낌이랄까. 산만하게 독서하는 편인데, 이 책은 쉬운 문체로 되어있어서 그런건지, 비교적 짧은 에피소드들을 엮어놓아서 그런지 페이지가 빨리 넘어갔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들이 휘발되기 전에 몇 자 남겨봐야곘다.
1. 수업 시간은 학생들이 '학습'하는 시간이지, 교사의 에너지를 뺏는 시간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나는 마치 너댓살의 꼬마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려는 ㅁㅁ맘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는, 출근과 퇴근 사이의 일들 중에 수업 내용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수능에 빈출되는 유형과 그에 따른 풀이방법들을 개발하여 기깔난 강의식 수업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은 수업 방식도, 평가 방식도, 교육과정도 변하게 되어 활동식 수업의 비중을 높여왔다.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보장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수업을 통제하는 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내 수업에 변칙을 허락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가 멱살잡고 수업을 끌어가거나 수업 내용을 떠먹여주는 행태는 교사를 지치게하고, 학생들을 억눌러서 어디론가 터지거나 튀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